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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미트리 로스코프




개인적으로 90년대 2000년대 러시아리그를 통틀어서 최고의 플레이메이커로 꼽는 선수입니다.


국내에는 그렇게 알려지지 않은 선수입니다.


왜냐면 유로 2004가 그의 유일한 메이저 대회이며 그 마저도 대표팀 선배


"짜르" 알렉산드르 모스토보이의 뒤늦은 합류로 10번을 양보하고 20번을 달고


포르투갈전을 통해서 그라운드를 조금 밟아 봤을 뿐입니다.




러시아에는 60년대 후반에 태어난 청소년시절 유럽을 제패했던 골든 제네레이션이 있습니다.


모스토보이.카르핀.샬리모프.도브로볼스키.유란.칸첼스키스 등등 유럽리그에서 활동하면서 


우리에게도 친숙한 이름들입니다.


이들은 90년대 국가대표팀을 이끌었던 세대들이고


몇몇 선수들은 2000년대 초반까지도 대표팀 생활을 했습니다.


로스코프는 74년 생입니다.


위의 선배들때문에 대표팀 데뷔도 2000년이 되서야 했습니다.


2000년대에 국가대표에서 불운했던 선수 두명을 꼽자면 로스코프와 CSKA 모스크바에서


전성기를 구가했던 롤란 구세프 입니다.


구세프는 카르핀의 대표팀 은퇴로 그나마 유로 2004 주축으로 뛰었지만


로스코프는 2002년 월드컵 실패 이후 대표팀의 새로운 10번으로 유로 2004 행을


이끌었지만 본선에서는 포르투갈전 그라운드 밟은것이 전부입니다.

 







이 남자를 빼고서 로코모티브 모스크바를 애기할수는 없습니다.


이 남자가 로코모티브 모스크바 그 자체 입니다.


그의 로코모티브 모스크바 인생은 2개의 파트로 나뉩니다.


첫번째는 1997시즌 로코모티브 모스크바의 필라토프 회장이 공을 들여서 


로스토프에서 데려온 이후 2007시즌 비쇼베츠와의 불화로 떠나기 전까지이며


두번째는 선수생활 황혼기인 2010시즌 극적으로 컴백한 후 지금까지 입니다.






스파르탁 모스크바가 리그를 지배하던 시절에 로코모티브 모스크바는 철저하게


매력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2인자 팀이었습니다.


그 중심에 유리 쇼민 감독과 드미트리 로스코프가 있었습니다.


드디어 대망의 2002 시즌이 왔습니다.


로코모티브 모스크바의 2002 시즌은 대단했습니다.


일단 포르투갈에서 돌아온 "BOSS" 세르게이 오브치니코프가 지키는 골대는


리그 30경기 동안 20번도 채 않되는 골을 허용했습니다.


로스코프의 미친 스탯은 생략하고 말입니다.


공수 발란스가 아주 완벽한 팀이라고 설명하고 싶네요.


일단 2002 시즌 러시아리그는 스파르탁.CSKA.로코모티브 모스크바 3팀이


우승경쟁을 했습니다.


결국 로코모티브와 CSKA가 승점 동률을 이뤄서 "골든 매치"가 성사 되었습니다.


디나모 모스크바 경기장에서 열린 이 단두대 매치는 


그 누구도 아닌 로스코프의 "골"로 인해서 로코모티브 모스크바가


1대0으로 승리하며 첫 우승의 영광을 갖어 갑니다.








2002년을 기점으로 로스코프와 로코모티브 모스크바는 유럽전역에 자신들의 이름을 알립니다.


챔피언스리그 "로코"시대가 개막한것입니다.





VS 인테르 밀란




VS 레알 마드리드




VS 바르셀로나




VS 모나코




 VS 안더레흐트




이 모든 영광 삼프도리아의 영광의 시대는 만치니와 함께 했듯이 


로코모티브의 모든 영광은 로스코프와 함께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아까운 경기는 2003/2004 모나코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전 입니다.


이즈마일로프의 "미친"골로 기억되는 이 경기는 2대1로 끝이 났지만


원래는 3대0으로 끝냈어야 하는 경기인데 안타깝네요...


결국 모나코 원정에서 억울한 심판판정으로 로스코프가 퇴장당하면 10명으로 싸우다가


1대0으로 지면서 지금까지 로코모티브 사상 최고의 팀은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그 행진을 멈췄습니다.




로스코프하면 프리킥 입니다.


프리킥과 코너킥을 양발 모두 구사합니다.


선천적으로 오른발 잡이지만 왼발을 잘쓰는 선수들은 많이 봤지만


프리킥이나 코너킥을 자신의 주발이 아닌발로 차는 선수는 로스코프가 처음이었습니다.





진정한 10번의 모습이죠.


30경기를 치루는 러시아리그에서 15-15를 밥먹듯이 할수 있었던 능력.


2000.2003시즌에는 리그 득점왕까지 거머쥐었습니다.




2007년 여름 당시 로코모티브 모스크바를 지휘했던 비쇼베츠 감독과의 불화로


스파르탁 모스크바 선수들이 말년에 FK 힘키로 유배를 가듯


로코모티브 모스크바 선수들은 사투른 라멘스코에로 떠밀려 나갑니다.


비쇼베츠가 오면서 팀을 제대로 망춰놨죠.


2007시즌 이후 로코모티브 모스크바는 우승경쟁보다는 유로파리그 티켓을


위해 싸우는 팀이 되어버렸습니다.





스파르탁 모스크바 팬들에게 그들의 아이콘인 안드레이 티흐노프의 선수로써의


컴백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로코모티브 모스크바 팬들은 행운아들입니다.


그의 컴백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으니까요.


2010년 "로코"의 레전드가 돌아옵니다.


단기계약에 계약연장 옵션을 낀 조건으로 말입니다.


제 블로그에서도 "로스코프"로 검색해보시면 컴백할 당시의 스포르트 익스프레스지와의


인터뷰가 번역되어 있습니다.


인상깊은 구절이 돈이 중요한것이 아니고 그저 자신은 "우유값,기름값"만 있으면 된다고 했습니다.


선수생활의 멋진 피날레를 위해서 집으로 돌아온것입니다.






2012/2013 시즌에도 로코모티브 모스크바의 10번은 드미트리 로스코프 입니다.